다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물이 된 다리 고운 최치선 (1) 그녀에게 가는 길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남루한 빛으로 얼룩져 있었다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을 기대했지만 눈 앞에 펼쳐진 미로는 출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웠다 길 양 옆으로 어김없이 나타나는 바다는 그녀의 양 갈래 긴 머리처럼 좌우로 정확히 나누어져 흩날렸다 길은 비가 되고 안개가 되고 마침내 바다가 되어 버린다 규정속도를 넘겨 질주하던 차는 도로 위에서 비상할 준비를 마치고 그녀는 이미 사라져 더 이상의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을왕리 바닷가에서 안개에 둘러 쌓인 바다를 보았다 바다는 하늘을 닮는다 잿빛하늘 잿빛바다 멀리서 출렁이는 파도 그 위에 떠 있는 낚싯배도 낚시꾼도 잿빛이다 그녀의 눈에는 내가 무슨 색으로 보일까? (2) 영종도에서 도시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름없는 발자국들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