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느러미 썸네일형 리스트형 환청으로 나에게 온 물고기 고 운 최치선 물비린내 나는 대학로 연못에는 물이 없었다 바닥까지 말라버린 연못은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이리저리 천덕꾸러기처럼 어울려 있을뿐이다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의 육중한 삽이 연못을 파헤치고 있는데 어디선가 비늘 터는 소리가 들린다 비둘기의 푸드득 하는 날개 짓과는 확연히 다른 철썩거림이다 환청이겠지 무시하고 코를 막는 순간 좀 더 명료하게 들리는 파닥거림이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허리를 활처럼 휘어서 물고기의 형체를 찾는다 그러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물이라곤 한 방울도 남아 있지 않는 연못에 무슨 물고기가 있단 말인가 잠시 한 눈을 팔았나 보다 그럼 그렇지 일어나 걷는데 가늘게 이어지는 소리 분명 연못에서 나는 소리다 기어이 내 발 붙드는 정체 알고 싶어 더 깊숙이 허리를 숙이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