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이 지나간 길 고운 최치선 가을이 지나간 길을 따라가 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채 점점 야위어가는 낙엽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움직이는 구름 떠나버린 너의 뒷모습은 이제 기억조차 희미해지는데 띄어쓰기 하듯 일정한 간격으로 다가오는 추억의 분절음 통증을 느끼기도전에 내 안에 살던 너는 겨울 속으로 걸어가고 수확이 끝난 밭에는 곰방대 문 할머니 물끄러미 빈산만 바라 본다 더보기 가을의 변방에서 고운 최치선 가을의 변방에서 나는 나무를 준비하고 있다사랑은 언제 강을 건너올까나는 무심히 계절의 중심으로 돌을 던져본다 분홍 햇빛이 말갛게 서러워지는 하늘의 오후흔들리는 나뭇잎 사이 지금 나는 숨어너를 훔쳐보고 있다 바람의 빗으로 머리를 정갈하게 하고손톱에 가을을 그려넣는 너의 등 뒤에 서서사랑해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무시로 강의 이쪽저쪽을 넘나드는 바람이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손가락으로너의 머리카락을 애무했다 이 세상 끝까지 나도 같이 흩날릴 수만 있다면제자리에 가만히 일생의 침묵을 한 겹씩 벗어놓고나무들이 걸어와 내 옆에 몸을 눕히는 시간까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