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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여수]명성황후가 사랑한 섬 금오도(2) ​​ 미역널방에서 수달피비렁으로 이어지는 길은 금오도 비렁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미역널방 아래로 90m나 되는 수직 절벽 위에 설치된 정돈된 데크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이 절로 든다. 수달피비렁을 지나면 섬사람들이 개간한 넓은 밭이 펼쳐진다. 밭 너머로 신선대와 굴등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절벽과 매봉산, 연도의 문필봉이 겹겹이 이어진다. 계속 걸어가면 대부산 삼거리에서 신선대까지는 오붓한 숲길이 이어진다. 커다란 비자나무가 어우러진 숲길도 만나고, 서어나무 군락을 지나기도 한다. 울퉁불퉁 제 마음대로 굽고 휘어진 길들이 정겹기 그지없다. 신선대는 신선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널찍한 암반이다. 바다 건너 외나로도가 길게 이어져 있다. 문득 나로도에서 우주.. 더보기
[여수]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 '금오도' (1) 여수하면 오동도와 동백꽃 그리고 여수엑스포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여수를 안다고 하면 자칫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그만큼 여수는 여행자에게 보여줄 곳이 많은 곳이다. 여수 10경은 물론이고 문화유적, 수많은 섬과 공원 등이 절기마다 빛깔을 바꿔가며 아름다움을 뽐내기 때문이다. 그 중 명성황후가 한 눈에 반한 섬이 있다. 바로 금오도다. 3월 여행지로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을 여수시청 장민숙 해설가와 함께 소개한다. 첫째날용산에서 아침 8시 15분에 출발하는 여수엑스포행 KTX를 탔다. 목적지인 여수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50분. 가벼운 마음으로 역 광장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장민숙 해설가를 만났다. 그녀는 선생님 같은 단정한 모습으로 살짝 미소를 지으며 .. 더보기
빛으로 오는 기억 고운 최치선 태초에 천공 가운데 빛이 있었다 그 빛이 생명을 잉태하고 사물에 이름을 지어주었다 세상은 빛으로 충만했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들은 제 수명을 누렸다 넉넉한 품에 가득 고여 있는 빛은 아무리 퍼주어도 없어지지 않았다 빛을 생명이라 여기던 때는 사람도 식물도 동물도 하나였다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던 빛은 사람의 욕심에 상처를 입고 차츰 나이를 먹기 시작했다 빛에 주름이 하나 둘 생기고 주름과 주름 사이에 틈이 생기고 빛은 생기를 잃어갔다 따뜻한 빛은 온도를 잃고 밝게 비추던 빛은 환함을 잃고 탱탱한 피부에는 검버섯이 피어올랐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빛은 세상의 피가 다 빠져 나가는 찰나에 다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하게 비추던 빛은 이제 온전히 서 있을 기력조차 잃고 희미해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