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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아토피 치료 더이상 미루지 말자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 재대로 치료하자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특히, 아토피의 경우에는 심하면 온 가족이 밤잠을 설치기 십상이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아토피도 완치가 된다고 한다. 아토피의 원인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김규한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로부터 자세한 처방을 받아보자. 



아토피피부염은 근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한 번의 치료로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치료를 잘 받아 아토피피부염을 잘 조절하고 있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별 고생 없이 성장하면서 저절로 호전됨을 기대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최소한의 치료도 하지 않으면, 가려운 피부증상을 참기가 어렵기 때문에 피부염이 악화되고, 결국 더 많은 치료, 더 번거로운 치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치료를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은 마치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을 관리하듯이 장기적으로 피부염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원칙은 악화요인을 피하고, 피부를 항상 청결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하며, 증상의 정도에 맞게 적절한 치료를 선택한다.

1. 악화요인의 회피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는 물질 혹은 행위(땀, 울제품 옷, 비누의 과도한 사용, 피부 건조)는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외에도 환자에 따라 특별히 악화되는 음식, 환경적인 요인이 있는 경우 피해야 한다. 단지 악화요인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의 알레르기에 대한 전문적인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2. 증상의 정도에 맞게 치료
아토피피부염은 심하지 않은 경우 일반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피하고 일반적인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 치료에 의해서도 호전되지만 성장하면서 자연히 호전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인 치료(악화요인 회피, 피부를 청결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부위별로 적절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제의 도포)는 거의 부작용의 우려가 없다.  

어떤 부모들은 자랑스럽게(?) 우리 아이에게는 스테로이드제를 전혀 발라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국소적으로 바르는 스테로이제는 좋은 치료제이지 결코 아토피피부염의 악화요인이 아니다.

치료 안하는 동안 아이가 겪는 고통을 잊어서는 안되고, 심해져서 결국 더 많은 치료를 받아야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지 장기간 스테로이제를 바를 경우 부작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바르는 횟수를 줄이도록 해야 하며(건조한 피부관리가 중요), 최근에는 얼굴(특히 눈 주위) 등 예민한 피부에는 비스테로이성 제제인 프로토픽 혹은 엘리델을 도포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부작용의 우려가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흔히 특별한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혹은 면역조절제 같은 특별한 치료(광선치료, 싸이클로스포린, 인터페론 감마, 이뮤펜틴, 마이코 페놀레이트 등)의 대상이 아니다.

3.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
답답한 마음에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치료를 받아 결국 악화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국소제 혹은 복용제(목초액 목욕, 녹차 목욕, 클로레라 복용 등)를 사용하여 혹시 문제가 없었다면 다행이지만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건강 식품의 무분별한 섭취로 병변이 악화되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아토피피부염에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이 안 된 것도 문제이지만, 부작용에 대하여는 전혀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다. 한약도 식약청을 통하여 약제의 부작용에 대하여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필요한 보건 의료 정책

1. 국내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유병률 조사 필요
전체 인구의 약 !0%가 증상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아토피피부염을 가지고 있다고 추산되지만 아직 전국적인 역학 조사 결과가 없다. 이는 한국의 결핵 유병률처럼 매우 중요하지만 전국적인 역학 연구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 의료 인력과 비용이 수반되는 연구이다.

2. 환경 기준의 강화
최근 선진사회가 되면서 아토피피부염이 증가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 공해물질의 증가를 들고 있다. 여러 가지 공해물질은 피부에 자극을 줄뿐 아니라 알레르겐으로 작용하여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이러한 공해 물질에 대한 환경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3. 학교 및 군 당국의 환자들에 대한 배려
증상이 심한 학생들은 지난밤에 잠을 못자고, 가려워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고, 먼지 나는 곳 혹은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 운동은  피부염을 매우 악화시킨다. 엄살로 간주하지 말고 아토피피부염 환자인 학생들에게는 학교 당국의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 성인의 경우에는 병역 혜택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