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최치선
저기 있는 꽃은 무엇일까
사람이 하려면 어림없는 짓인데
튼튼하지 못한 땅에서도 뿌리 깊이 박고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촘촘히 뻗어 내려 간다
봐라
세상은 내가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돌고 있다
하늘이 알고 있겠지
이유나 원인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이 통증은 봉인을 풀듯 나직한 그림자 적시며
피어 오르는 봄기운이다
생땅을 깔고 하늘을 덮었지만
어제와 오늘
절망 끝에 선 푸른 어미꽃은
고통없이 나를 일으켜 세워
또 하루를 받아들인다
불면의 밤이 지나고
입가에서부터 번지는 봄의 향기는
절망 끝에 선 푸른 어미꽃의 언저리쯤부터
부풀어 오른 희망의 떨림이다
'자유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 (0) | 2017.06.17 |
---|---|
폭염속으로 (0) | 2017.06.15 |
여름연가 (0) | 2017.06.09 |
감기 (0) | 2017.06.06 |
작은 것이 아름답다 (0) | 2017.06.04 |
안부-봄을 삼키는 소리 (0) | 2017.06.02 |
빛으로 오는 기억 (0) | 2017.06.01 |
백년의 약속 (0) | 2017.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