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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

폭염속으로


고운 최치선 


눈물없는 눈은 공허하다
하염없이 눈물 쏟는 애인을
또 하염없는 입맞춤으로 달래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이에게 다른 피가 다른 생각이 돌고 있단 사실을 
애인의 몸을 훔치고 간 남자들을 떠올렸을 때 
감정은 아직 훔치지 않았다는 것
나는 위험한 상상으로 바닥을 문지른다

너도 이제 그만 침묵을 내보내려 한다
그러나 떠들고 싶어도 소리를 내지 못할때 침묵다운 무거움이 온다는 것을
너와 나는 알고 있다

네 눈에 도달할 문장이 기다려진다
난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위태롭게 매달린 햇살처럼
오랠수록 흉기가되는

조금씩 심장 가까이
8월의 폭염 속으로 완전히 
입수하기 전에
나는 녹아서 네 눈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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