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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내몽골] 푸른 대초원에서 펼쳐진 내몽골의 축제 ‘나다모’

대초원에 우뚝 선 내몽골 칭기즈칸의 후예들(1)


몽골하면 가장 먼저 세계의 정복자 칭기즈칸이 떠오릅니다. 오래전에 보았던 징기스칸(2000, 감독 사이푸, 말리시)영화에서 칭기즈칸이 여러 장군들한테 큰 창을 높이 들며 “나의 형제들이여, 멈추지 말고 계속 전진하자"고 격려하는 장면과 푸른 대초원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어 나타난 것이죠.  

내몽골자치구의 수도 후허하오터는 몽골어로 ‘푸른도시’라고 합니다. 몽골인들이 푸른벽돌로 성벽을 쌓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내몽골에는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인들의 자취는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독립국인 몽골과 중국령인 내몽골로 나뉘어졌지만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아직도 초원을 달리고 있습니다.


내몽골 여행을 계획한 사람이나 이미 내몽골을 다녀온 여행자들은 알 것입니다. 그들의 꿈이 아직도 푸른 초원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며칠만으로 내몽골을 살펴보기란 불가능합니다. 단지 그들의 손길이 만들어 낸 문화와 풍습 그리고 음식을 맛볼 수 있을 뿐이죠.
 




해마다 6월부터 7월 중 약 1주일간 내몽골 거건타라(格根塔拉) 대초원에서는 흩어져 있던 몽골족들이 한데 모여 그들의 전통축제 ‘나다모’를 즐깁니다. 몽골어 '나다모'는 '오락'을 뜻하죠. 이 기간에는 이미 관광상품화 되어버린 축제를 보기 위해 경향각지에서 여행자들이 모여듭니다. 

몽골족 또한 자신들의 솜씨를 보여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무대에 선 배우나 가수들은 관중이 많아야 흥도 나고 기분도 좋아지니까요. 물론 몽골전통 씨름판에서도 관중들의 박수가 뜨거운 태양아래서 힘겹게 싸우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푸른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정오를 넘기면서 절정에 달합니다. 각 마을에서 선발된 가수와 무용수들이 현란한 율동과 빼어난 노래로 관중들을 사로잡더니 잠시 뒤에는 말을 타고 달리는 경마와 마술의 아슬아슬한 동작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한참을 넋 놓고 보다가 말 위가 허전함을 느끼는 순간 깜짝 놀랍니다. 안장도 없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말 위에서 기수들이 묘기를 부리고 있는 것으니까요. 서커스에서 자주 보던 장면들이 눈 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세명이 한 조가 되어 말 위에 올라타거나 거꾸로 매달리다가 사람 어깨 위로 올라가는 재주를 부립니다. 너무 순식간이라 카메라의 셔터속도가 무척 빨라야 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짧지만 강렬한 마상 쇼가 지나간 후에는 몽골의 전통씨름이 시작된다. 씨름선수들은 한쪽에 모여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등급이 구분되지 않아 보인다. 마른체형부터 배가 몹시 나온 헤비급까지 그냥 뒤섞여 있다. 알고 보니 몽골씨름은 우리처럼 같은 체급끼리 싸우지 않는다. 

모든 도전자들을 이긴 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룰입니다. 만약 중간에 지쳐서 다른 도전자에게 지면 그 선수가 승자가 되어서 남아 있는 다른 도전자와 싸웁니다. 싸울 때 선수들은 반드시 가죽으로 된 옷(유니폼)을 입고 나옵니다. 

몽골에서는 6살이 되면 송아지를 선물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 송아지와 매일 씨름을 하면서 자란 아이는 점점 자라 청년이 되어서 소가 된 송아지와 씨름을 해도 이기게 되는 것이죠. 

이날 열 명에 가까운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한 선수는 ‘바투’(사진) 라는 청년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알려달라는 부탁에 웃으면서 적어 주었습니다. 그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습니다. 승자의 웃음은 어디서나 멋있게 보이나 봅니다.